7월 모임
1. 2025년 7월 29일 오후 12시 30분 첫모임
가로수길에서 신혜정, 박선희, 하승연, 전제아 모였음.
오늘의 책은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기록자는 전제아.

2. 오늘의 책은 박선희의 추천.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무척 인상깊었고 울림이 컸다고 한다. 덕분에 이 책을 읽지 않는 나머지를 위하여 자동적으로 다음의 책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미리 결정. 당분간 우리 모임은 줄리언 반스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선희는 좋아하는 작가 줄리언 반스의 신간이라는 이유로 흥미가 생겨서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를 읽기 시작했고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추천했다. 딱히 반대할 이유도 대안도 없던 터라 자연스럽게 우리의 주제로 정해졌다.
3. 본격적인 북클럽 모임은 처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일단 오늘은 각자 좋아하는 부분을 골라서 모두에게 소리내어 읽어주고,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일을 돌아가면서 해보았다. 여기서는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뚜렷하게 많이 시간을 보냈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기로 했다.
4. 우리 북클럽이 나눈 이야기의 주제는 ‘우연에 지배당하는 삶’이었다.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의 원 제목은 Elizabeth Finch이다. 이 이름은 소설의 주인공이 대학시절 역사 수업을 들었던 여교수이고, 주인공이 내내 발견하고자, 해석하고자, 따라가고자 애썼던 대상이다. 대학 때 역사 수업이 신선했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스승과 제자로 1년에 몇 번씩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를 지속해 왔지만 특별하지는 않았던 인물이고, 소설에서는 EF라는 약자로 이따금 표기되기도 한다. 그 EF는 J라는 약자를 많이 쓴 노트를 주인공에게 사후 유산으로 남겨주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없으면 소화하기어려웠다. 하지만 철학이라고 이름붙이지 않아도 누구나 일상 속에서 철학적 질문을 한다. 우리 북클럽은 굳이 철학이라고 이름붙인 활동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철학을 경험하는 것, 또는 철학을 접하는 것, 그도 아니라면 철학과 유사해 보이는 어떤 과정을 접하면서 우리 자신을 성찰해보려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줄리언 반스의 책 가운데 이해하기 쉬운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그저 나름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5. 우리 북클럽 멤버들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까닭에 작가인 줄리언 반스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영어사전 만드는 일을 했고 문학잡지의 편집도 있고 평론가로서도 일했다는 점에 관심을 두었다. 작가의 이력은 언제가 독자들에게는 흥미의 대상이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언어와 문학을 공부했던 사람이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아무도 그 비슷한 일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도대체 우리는 무슨 생각으로 영문과를 갔고, 도대체 우리는 무슨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고 도대체 우리는 장래에 대해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이제는 기억조차 흐릿한 우리의 동기, 배움, 꿈, 희망, 무엇보다 우리 자신들이 생각났고, 무엇보다 어쩌다 보니 영문과를 갔다는 자각, 그래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선택을 우연히 이루어지게 수수방관했다는 점에 깊은 회환이 남았다.
6. 오늘 북클럽 이야기에서 모두가 주목했고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신혜정의 소감이다. 신혜정은 우연에 지배되는 삶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이 소설이 좋았던 점은, 우리가 인상깊게 읽었던 구절에서처럼 “그녀 자신은 어떤 것도 운에 맡기는 일이 거의 없었음에도, 내 생각으로는, 나에게 자신의 문학의 찌꺼기에 대한 책임을 넘김으로써 재미있는 방식으로 바로 그 일을 했다. 재미있는 방식으로.… 그녀가 반쯤 지워버린 자취를 좇을 에너지나 관심이 나에게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운이었다. 또 내가 어떤 식으로든 그녀의 책을 재구축할 시도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도 운이었다. 내가 그녀의 삶을 재구축할 시도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EF는 우연에 맡기기를 선택하였다는 점이다.
삶의 장면마다 누구나 자신의 의지나 희망과 상관없이, 때로는 다른 누구의 의지나 희망과도 상관없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J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면서 혹시나 평생 독신이라고 알려졌던 EF의 미스테리한 로맨스가 펼쳐지지는 않을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J는 그리스도교를 핍박하였고 비기독교이었던 것으로 유명한 고대 로마제국의 Julianus 황제였다.EF에게 J가 얼마나 중요한 연구 주제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렇다 해도 EF는 오랜 시간의 생각이 켜켜이 담긴 자신의 노트를 얼마나 가까운지 분명하지 않은 제자에게 남겨준다. 그렇게 해서 EF의 인생도 EF의 생각도 우연의 손에 맡겨둔다,
7월 모임
1. 2025년 7월 29일 오후 12시 30분 첫모임
가로수길에서 신혜정, 박선희, 하승연, 전제아 모였음.
오늘의 책은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기록자는 전제아.
2. 오늘의 책은 박선희의 추천.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무척 인상깊었고 울림이 컸다고 한다. 덕분에 이 책을 읽지 않는 나머지를 위하여 자동적으로 다음의 책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미리 결정. 당분간 우리 모임은 줄리언 반스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선희는 좋아하는 작가 줄리언 반스의 신간이라는 이유로 흥미가 생겨서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를 읽기 시작했고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추천했다. 딱히 반대할 이유도 대안도 없던 터라 자연스럽게 우리의 주제로 정해졌다.
3. 본격적인 북클럽 모임은 처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일단 오늘은 각자 좋아하는 부분을 골라서 모두에게 소리내어 읽어주고,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일을 돌아가면서 해보았다. 여기서는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뚜렷하게 많이 시간을 보냈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기로 했다.
4. 우리 북클럽이 나눈 이야기의 주제는 ‘우연에 지배당하는 삶’이었다.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의 원 제목은 Elizabeth Finch이다. 이 이름은 소설의 주인공이 대학시절 역사 수업을 들었던 여교수이고, 주인공이 내내 발견하고자, 해석하고자, 따라가고자 애썼던 대상이다. 대학 때 역사 수업이 신선했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스승과 제자로 1년에 몇 번씩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를 지속해 왔지만 특별하지는 않았던 인물이고, 소설에서는 EF라는 약자로 이따금 표기되기도 한다. 그 EF는 J라는 약자를 많이 쓴 노트를 주인공에게 사후 유산으로 남겨주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없으면 소화하기어려웠다. 하지만 철학이라고 이름붙이지 않아도 누구나 일상 속에서 철학적 질문을 한다. 우리 북클럽은 굳이 철학이라고 이름붙인 활동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철학을 경험하는 것, 또는 철학을 접하는 것, 그도 아니라면 철학과 유사해 보이는 어떤 과정을 접하면서 우리 자신을 성찰해보려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줄리언 반스의 책 가운데 이해하기 쉬운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그저 나름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5. 우리 북클럽 멤버들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까닭에 작가인 줄리언 반스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영어사전 만드는 일을 했고 문학잡지의 편집도 있고 평론가로서도 일했다는 점에 관심을 두었다. 작가의 이력은 언제가 독자들에게는 흥미의 대상이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언어와 문학을 공부했던 사람이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아무도 그 비슷한 일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도대체 우리는 무슨 생각으로 영문과를 갔고, 도대체 우리는 무슨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고 도대체 우리는 장래에 대해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이제는 기억조차 흐릿한 우리의 동기, 배움, 꿈, 희망, 무엇보다 우리 자신들이 생각났고, 무엇보다 어쩌다 보니 영문과를 갔다는 자각, 그래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선택을 우연히 이루어지게 수수방관했다는 점에 깊은 회환이 남았다.
6. 오늘 북클럽 이야기에서 모두가 주목했고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신혜정의 소감이다. 신혜정은 우연에 지배되는 삶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이 소설이 좋았던 점은, 우리가 인상깊게 읽었던 구절에서처럼 “그녀 자신은 어떤 것도 운에 맡기는 일이 거의 없었음에도, 내 생각으로는, 나에게 자신의 문학의 찌꺼기에 대한 책임을 넘김으로써 재미있는 방식으로 바로 그 일을 했다. 재미있는 방식으로.… 그녀가 반쯤 지워버린 자취를 좇을 에너지나 관심이 나에게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운이었다. 또 내가 어떤 식으로든 그녀의 책을 재구축할 시도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도 운이었다. 내가 그녀의 삶을 재구축할 시도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EF는 우연에 맡기기를 선택하였다는 점이다.
삶의 장면마다 누구나 자신의 의지나 희망과 상관없이, 때로는 다른 누구의 의지나 희망과도 상관없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J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면서 혹시나 평생 독신이라고 알려졌던 EF의 미스테리한 로맨스가 펼쳐지지는 않을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J는 그리스도교를 핍박하였고 비기독교이었던 것으로 유명한 고대 로마제국의 Julianus 황제였다.EF에게 J가 얼마나 중요한 연구 주제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렇다 해도 EF는 오랜 시간의 생각이 켜켜이 담긴 자신의 노트를 얼마나 가까운지 분명하지 않은 제자에게 남겨준다. 그렇게 해서 EF의 인생도 EF의 생각도 우연의 손에 맡겨둔다,